본문으로 바로가기

괜찮은 척은 그만두겠습니다

category 취미/책 이야기 2018. 9. 13. 01:10
반응형


책을 한권 읽어야겠다란 막연한 생각만 계속 하고 있다가 고른책이 바로 "괜찮은 척은 그만두겠습니다" 입니다.

뭔가 배울점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강념을 주는 마케팅 서적보다는, 잘 읽히지 않을것 같은 역사서 보다는,

묘하게 인물관계나 사건을 꼬아놓은 추리소설 보다는, 그저 지하철에서 오가면 부담없이 볼수 있는 책이 필요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책 제목은 정말 중요합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제목만으로 읽을지 말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 보고나서 이책의 내용이 세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오늘 아침에 막 다 읽었는데도 말이죠.

공감을 주려는 책이기도 하거니와, 특별한 사건이 있거나 극적인 반전을 주제로 쓴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 읽고 나서 작가의 인터뷰를 찾아 보았는데, "같은 세대를 사는 사람들의 고민을 대변한다" 라는 문구로 이 책을 표현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2018년 출판된 책이며, 책 속에 언급된 저자의 나이로 볼때 스물여덟의 여성 직장인 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상적이고, 매일 똑같은 삶에 부딪히는 2~3년차 직장인이 겪는 생각과 고민을 말로 잘 풀어 냈습니다.

어쩌면 너의 기분이 어떤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무얼하고 싶은지에 대해 정작 말해보라면 정리하지 못할것들을 하나하나 잘 표현하면 극도록 공감할수 있도록 편안한 말투로 옴겨 놓았습니다.

지극히 일상적이고도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온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에게 "그동안 열심히 잘 해왔다.", "더 잘하기 보다, 더 치열하기 보단 이제 힘들면 쉬어가도 괜찮다" 라는 자기 자신에게 위로를 주는 책입니다.

20대까지는 대학, 취업, 직장인의 삶의 무료함과 내가 잘 살고있나에 대한 조바심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는 글귀를 보고 있으면, 아마도 읽는 독자보단 하고싶은 말을 잘 정리해서 전달한 글쓴이가 더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글을 읽으면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열살이나 더 먹은 제 기준에서는, "그땐 저런것들이 고민거리였지...."란 아득한 생각이 들게 하네요.

스무살엔 불안한 미래에 힘들었다면 서른이 훌쩍넘고나서는 삶의 무게에 짓눌리며 살고있고 여전히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30대가 되어서는 20대 보다 훨씬더 힘든 삶의 무게가 기다리고 있고, 마흔이 넘어서는 더 힘든일이 많아 질거라는걸 아는 나이가 되고 나니, 더 신나게 살지 못한 왠지 모를 후회가 밀려오기도 하네요.

어느덧, "괜찮아 질꺼다", "더 좋아질거다"는 진실이 아니라는것과, "앞으로는 지금보다 삶의 무게가 더 무거워 질거다". 그 무게가 점점 누적되어 간다는걸 알고 인내하고 견뎌내야만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때 자긴 마흔까지만 딱 살겠다란 친구가 있었습니다.

신나게 놀고, 여행하고, 후회없이 살고나면 마흔쯤에는 죽어도 괜찮을것 같다는거였는데, 이 친구가 지금은 애 둘 낳고 가족에 치여, 회사에 치여가면서 지금도 잘 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완벽하게 공감하지 못했던 이유는 지나고 보니 스물 여덟이 아직은 무언가를 시작하고있는 나이라는점 입니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지금 멈춰서 괜찮다고 쉬기에는 아직은 너무 빠른건 아닌지..

10년후에 지금 내 나이를 보고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가지고, 잠깐은 날 놓아주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게 여행일수도, 잠일수도, 술일수도 있지만 그런 휴식이 꿀맛일수 있는건 그전에 열심히 달려온 시간속에 있는 순간들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반드시 노력에는 자기보상을 하는 시간은 있어야 한다는게 제 철칙입니다.

주중에 빡시기 살고, 주말엔 놀자라든가..

하루 열심히 살았으면, 자기전 한시간은 게임을 할수있는 시간을 나에게 주자라는...


삶은 더 고민스러워 지고 힘들어질 지언정 그 사이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게 행복이 아닐까 싶네요.

반응형

'취미 >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어의 온도  (0) 2018.10.08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0) 2018.09.23
틈만 나면 딴생각  (0) 2018.09.18
배민다움#2 - 고객과의 소통  (0) 2017.10.31
배민다움 #1 -스타트업  (1) 2017.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