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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캔의 여유?

category 소소한 일상/삶의 이야기 2018. 11. 1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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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은지 벌서 근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2014년 1월 3일임을 기억한다.

임금이네 호스텔에서 어쩔수 없이 목이말라 먹었던 맥주 두모금이 마지막 술이었다.


술을 끊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그 이전해 그러니까 2013년 크리스마스에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와서 집 비밀번호 생각이 안났던것이 아주 명확한 계기였다.

자꾸만 떨어지는 기억력을 잡아보려는 마지막 몸부림으로의 표현이었다.


2018년 11월11일이니까.

그러니까. 빼빼로 데이라서 마신것은 아니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느니, 술이라도 먹고 풀어버리는게 정신건강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이전부터의 생각이 오늘이에야 마침내 행동으로 옴겨졌다.


술을 끊기 한 5년전에는 정말 술을 신나게 마셨다.

치킨 한마리에 혼자 2000cc는 가볍게 마셨던것 같다.

그리고 나선 2차로 소주를 마시러갔었으니..

빨리 마시고, 많이 마셨다.

하루의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다.

술이라는 매체가 경계심을 허물고, 내 마음을 꺼내 보여주는 촉매제 같은 역할을 했었다.


근데, 거의 4년만에 다시 마시 맥주는 기대와는 달리 실망스럽다.

역한 알콜이 올라오는 맛은.

내가 흔이 쓰는 표현으로 그지같다.


그동안 술을 먹지 않았던 이유중 하나는 일단 마시기 시작하면 예전으로 돌아갈까봐서 였다.

주체하지 못하고 많이 마실까봐.

원래 많이 마시는걸 좋아했으니..


근데,

마셔보니 그맛이..

잊혀졌던 그맛이..

너무나 실망 스럽다.


첫사랑의 기억처럼, 기억에 묻어두면 좋았을것을.

미화된 추억을 꺼내들고 현실로 만들어 산산히 깨 부셔버렸다.


딱 반만 마시고 나머지는 버렸다.

그마저 목이 마르지 않았다면 마시지 않을뻔 했다만...

나에게..다시 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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