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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태어났다.

category 소소한 일상/삶의 이야기 2019. 9. 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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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태어났다.

열달을 기다렸다는 표현 보다는 이제 막 뛰어다니고 말 안듣는 첫째에 치이다 보니 어느덧 둘째 출산이 임박했다고 해야 하나..

첫째때 처럼 "책을 읽어줘야 하나?", "클래식을 틀어놔야 하나?" 라는 고민 자체를 해보지 못했고, 와이프 역시 임신중에 첫째를 키우며, 하루에 한잔 정도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때때론 매운 닭발도 먹으면서 첫째의 땡강을 버텨야 했다.


첫째의 출산을 기억해 보면, 오전 9시부터 유도분만을 시도했으나, 진통이 걸리지 않아 하루종이 태동검사와 병실을 왔다갔다 하는 사이 당일날은 포기하고 둘이 피곤한 채로 잠이 들려는 찰라에 진통이 시작됐다. 밤 12시부터 밤새도록 진통을 하고 오전 9시에 지우가 나왔는데, 정말..와이프와 나는 피곤함에 그날 오전에 병원에서 기절해서 잔 기억 뿐이다. 


둘째 출산역시 첫째때의 기억을 되살리면 바짝 긴장하고, 전날 잠을 충분히 자고 병원에 9시에 입원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오후 4시에 진통이 오더니 무통주사맞고나서 얼마 되지 않아 저녁 7시좀 넘어서 쑴풍~ 하고 나와버렸다

의사가 "빠르면 8시쯤 나올수 도 있다.", 둘째는 "진행이 갑자기 된다"라고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나올지는 몰랐다.

첫째때 밤새 진통을 하고 피곤에 지쳐 힘을 줬던 와이프는 이번에 무통빨로 힘 몇번 안주고도 애가 나오자, "이렇게만 나오면 열명도 낳겠다" 라고...


  

처음 애를 분만실에 안았을때, 첫째랑 하나도 안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째때 찍어놓은 사진을 비교해보니, 거의 판박이다.

피는 못속인다고..

여자 김지우가 나온것 같은 느낌?

하지만 하는말마다 반박하고 생때를 쓰는 아들만 보다가, 솜털이 보송보송한 딸을 보니, 마음이 설렌다.

눈도 좀 큰거 같고, 코도 예쁘게 서있는것 같고, 얼굴 곡선도 입체감 있으며, 입술도 앵두처럼 이뻐 보인다.

내 자식은 너무 예쁘다라는 말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왼쪽이 둘째 봉순이, 오른쪽이 첫째 지우)



우리 가족은 첫째 때문에 조리원을 가지않고 퇴원후 집으로 바로 왔다.

조리원에 가면야 몸은 편하겠지만 첫째가 들어갈수 없어 2주나 엄마와 떨어뜨려 놓기엔 너무 가혹하다는 와이프의 판단에서였으나, 잘한일일지는 좀 두고봐야 겠다는..


일단 요놈은 처음에 동생이 집에 오니 신기해 하다가 결국 자기 갈길을 간다.

소리지르고 노래부르고, 침대에서 뛰면서 동생이 자든 말든 무관심 상태가 되어 버렸다


사실 둘째가 생기면 첫째한테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들 한다.

첫째의 질투가 심하기 때문인데, 오늘 첫날을 겪어본 바로는 아직은 괜찮다.

둘째 봉순이가 나오기전에 계속 "엄마 뱃속에 뭐있어? 애기?"를 계속 강조해 주었고, 

"지우는 애기 나오면 어떻게 해줄꺼야? 이쁘다고 해주고 사랑한다고 얘기해 줄꺼야?" 라고 반복해서 주지 시켜 주었더니만 학습이 되었는지 아주 반기는 표정이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오늘은 "지우가 봉순이 배고프면 우유도 주고, 울면 안아도 주고 그래야되~" 라고 미션을 조금씩 주기로 했다.

육아는 나와 같이 하는걸로다가.. ㅋㅋㅋ


그래도 와이프는 지우를 더 많이 안아주고 지우랑 더 많이 놀아준다.

봉순이 우유주고 기저귀 가는건 아마도 내 역할이 되지 싶다. (출산휴가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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