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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둘 키우는 아빠가 본 "82년생 김지영"

category 소소한 일상 2019. 10. 2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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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을 봤습니다.

영화가 나오기전에 돼지왕님이 책으로 보고 끝은 억지스럽다라는 의견을 내비췄던 소설인데, 사실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페미니즘의 논란을 일으킨 중심의 소설이기도 했고, 육아의 고통을 전담하는 모습을 굳이 영화로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차피 현실인데, 그걸 다시 눈으로 봐야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쥐봉맘이 보고싶어하기도 했고, 둘째의 밤 분유 수발에 지쳐있는 때라 refresh가 필요하기도 했으며, 마땅히 볼영화가 없었기에(개봉작중에 대작이 없다는...) 낮시간에 일찍 퇴근해서 봤더랍니다.


줄거리는 어떠한가?

그냥 소소한 일상들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말그대로 영화처럼 극적이고 아름다운 얘기가 아니라 현실에 부딪혀 매일 고민해야만 하는 내 모습을 보는것 같은 내용입니다.

너무 현실적인 삶의 이벤트라 그냥...한참을 공감할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많이 도와주려 하지만 정작 도움이 되지 않고 독박 육아아 되어 버리는 현실과 여자라는 존재에서 엄마라는 사람으로 살아갈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아내의 복직을 도와주기 위해 육아휴직을 고려하는 남편과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금전적인 문제, 남편의 복직문제등, 정말 현실에 가까운 상황을 보여주며 내가 했던 고민들을 다시보는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래서, 영화를 안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이렇게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며 발생하는 부부간의 문제, 본가와 처가의 얽힌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기서 울면 된다!" 라고 감독이 포인트도 주는 부분도 존재하지요~ㅎㅎㅎ


결론적으로 영화같은 줄거리가 아니라 너무나 현실같은 줄거리라서 재미가 있고 없고를 따지기는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그냥 나중에 DVD로 볼껄..이라고 와이프와 얘기하면서 집으로 돌아 왔네요.


페미니즘 영화인가?

영화를 보고 나와서는 "이게 페미니즘 영화인가?"라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육아라는 상황이 내가 겪고 있는 상황과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 곳곳에 "여성은 피해자"라는 장면들을 너무나 많이 배치해 놓았습니다.


회사에서 여직원들이 커피를 탄다?

뜬금없이 회사에서 회의를 하는데, 커피를 준비합니다.

근데 정말 공감하지 못할 상황들이 벌어집니다.

여직원 세명이 분주하게 커피를 타고, 그 커피를 마시는 직위높은 사람은 여성을 깔보는듯한 대사를 계속 칩니다.

아니..세상이 어떤 세상인데..저런 영화같은 일을 영화에서 보여준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적어도 제가 있었던 회사에서는 커피는 자기가 타서 마시고, 회의에는 필요하면 자기가 커피를 가지고 들어가며, 임원회의급 정도 되야, 비서분이 차나, 음료를 준비합니다.

일반 여직원이 하는게 아니고, 임원 회의준비와 임원스케줄 챙기는걸 업무로 하는 비서분이요... 


회사 화장실에 몰카가 설치되어 있다. 

뜬금없이 여자 화장실에 몰카가 설치되어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이 피해자가 됩니다.

이 설정은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의 흐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던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이런게...현실적으로 일어나기는 쉽지 않은데..


카페에서 맘충이라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내용중에 커피숍에서 애기를 데리고 갔다는 이유만으로 뒤에서 맘충이라고 회사원들이 수근댑니다.

이게...말이나 되는 설정인지 모르겠네요..

아니..멀쩡하게 커피 take out 해가는 사람한테 갑자기 맘충이라고 쑥떡거린다니..

이 장면도 뜬금없이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인공과 주인공 주위의 사람들은 여성이 사회적으로 겪는 불합리함과 이슈가 되었던 몇몇 사건들을 모두다 겪습니다.

이건 공감보다는 너무 억지스럽게 "여성은 피해자다"라는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기 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그냥..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여성의 독박 육아나, 복직문제, 아내든 남편이든 현 시대를 사는 일반적인 가정의 구성원들이 고민해야하는 현실적인 것만으로 구성되었다면 좋았을것을..

그리고 여성이 불합리한 삶을 살게되는 원인이 남성이라기 보다는, 좀더 넓은 시각으로 사회적으로 그렇게 될수 밖에 없는 문제점을 찝어줬으면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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