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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재 한정식

category 소소한 일상 2020. 9. 2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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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빡빡 공주 돌이라서 가족이 모여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본가와 처가의 부모님들이 한 번에 모이기는 이런 자리 아니고 서야 없지 싶네요.

여하튼 어머니가 다른 친척 누나의 돌잔치로 왔다가 감명을 받으셨다는 필경재를 예약했습니다.

역시나.. 예약은 꽉 차 있네요.

 

주차와 위치

필경재는 수서에 위치합니다.

저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대구에서 올라오셔서 수서역에서 모시고 왔는데, SRT 수서역과 매우 가깝더군요. 

(1km가 안됐던것 같습니다???)

여하튼 필경재는 네비를 찍고 갔으나 건물이 도로변에서 살짝 안쪽으로 돌아간 탓에 못 보고 지나쳤더랍니다.

유턴에 유턴을..다시..

주차는 주차장이 딱히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집 입구 앞으로 두줄을 나란히 대는데 발렛을 해주시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멋스러운 한옥

필경재는 조선 성종 때 건립되어 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가옥입니다.

전형적인 양반집으로 99칸이었으나 많이 유실되어 현재 정도만 남아있다고 하네요.

입구를 들어와 안채가 있는 건물 구조입니다.

앞마당도 조경이 정말 멋있게 되어 있습니다.

정말 양반집의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한 칸 한 칸이 전부 예약된 룸입니다.

집안에 가운데 빈 공간을 두어 자연 채광을 즐기는 한옥의 기품 있는 자태가 정말 멋스럽네요.

입구 옆 모퉁이에 식사를 준비하는 부엌도 보입니다.

 

방에 들어오니 딱 세팅이 되어 있네요.

방이 너무 이뻐서 한옥에 살까 라는 생각도 잠깐 했습니다만.

역시나, 한옥은 겨울에 너무 추울 것 같네요. ㅎㅎ

입구 반대쪽 문을 여니 뒤뜰 가는 길목이 보입니다.

저 뒷문으로 나가면 뭐가 있는지는 조금 있다가 설명하겠습니다.

정갈한 식사

여느 한정식과 유사하게 일단 기본 찬이 세팅됩니다.

에피타이저로 샐러드와 각종 개인 소스, 기본 밑 반찬과 구절판??이 있네요.

그리고 동그랗게 말려 있는 김치까지 구성은 다른 한정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 이제 먹어볼까요? ㅎㅎ

샐러드와 호박죽이 나옵니다.

호박죽은 애기들이 먹기도 참 좋았고, 처음 나오는 죽과 맨 마지막 식사용 밥과 국은 애들용을 따로 하나씩 더 챙겨 주십니다.

애들 메뉴는 따로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어차피 한정식은 배부르게 음식이 계속 나오므로 네살짜리와 이제 돌이된 둘째 정도는 이것저것 주워만 먹어도 충분합니다.

요리의 끝은 밑반찬

한상에 올라간 기본 밑반찬은 이렇습니다.

멸치볶음, 간장 장아찌, 그리고... 저게 무슨 나물이더라..

물김치도 보이고, 제사 때 흔히 먹는 고사리, 도라지나물, 우엉조림까지 참 친숙한 메뉴들입니다.

그리고 동그랗게 말려있던 김치를 자르면 안에 호두도 들어있네요.

사실 본 요리 사진도 찍어서 아래에 붙이겠지만 그보다 먼저 밑반찬이 정말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저렇게 맛있었던 고사리나물과, 도라지나물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나물을 저렇게 하지 싶을 정도로 정말.. 어떠한 수식어를 붙여도 모자랄 만큼 맛있더군요.

 

또한 김치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김치가..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 더군요.

하물며, 이거 열무 물김치도.. 너무 맛있었다는...

 

사실 여기서 그만 포스팅을 그만하더라도 충분할 만큼 밑반찬이 충격적으로 맛있었습니다.

 

다시 요리로

신선로 요리가 나오는데, 이건 방 한 구석에 따로 올려놓고 알맞게 끓으면 놋그릇에 잘 배분해서 담아서 서빙해 주십니다.

아마도 애기들이 있어 뜨거운 건 위험해서 일듯 합니다.

초반에 나온 음식이라 비주얼이 뭐..

근데 맛은 또..

밑반찬 설명에서 너무 호들갑을 떨었는지 이건 무슨 수식어를 더 붙여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맛있습니다.

제가 어디 가서 먹던 한정식의 그런 신선로 맛이 아니고, 신선로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 할 정도로 들어있는 고기, 새우, 야채, 그리고 육수까지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나온 묵은지와 보쌈~~

이건 그냥 보쌈 맛이네요.

다른 것들에 비해 "우악!!!"이라는 찬사보다는 그냥 다른 한정식집 수준으로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떡갈비.

네 이것도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만, 이것도 떡갈비 잘하는 여느 식당에서 한번 정도는 먹어봤던 듯한 맛입니다.

 

새우는 맛없을 수가 없지요

상상하시는 그 맛입니다.

이것도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으나 감탄사가 터져 나올 만큼은 아녔습니다.

요리가 더 있었는데, 먹느라, 사진 찍느라, 밥상 엎고 있는 둘째 저지하느라 몇 개가 빠진 것 같습니다. ㅠ.ㅠ

식사

마지막으로 식사가 나오면 간장 게장이 올라옵니다.

간장게장도 정말 잘했는데, 원래 맛있는 음식이라 "와.. 진짜 이것도 맛있어" 정도의 감탄을 하면 먹었더랍니다.

그리고 식사의 밑반찬으로 보리굴비도 살점만 발라져서 나옵니다.

보리굴비도 알맞은 염분과 꼬들한 식감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밥과 미역국이 나오는데 안타깝게도 사진을 못 찍었네요.

미역국이 또 예술입니다.

그렇게 코스요리를 먹고.. 미역국을 깨끗이 드링킹 했습니다.

후식

후식은 서버가 와서 물어보는데 안채에서 그대로 먹을 수도 있고, 뒤뜰에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늦은 9월 한창 시원한 바람에 따사로운 햇빛이 비치는 초가을 날씨라 나가서 먹을 수도 있지만 일단 저희는 방에서 후식도 받았습니다.

싹 다 먹고 나서 사진을 찍을 요량이었지요.

오미자는 네 살짜리 첫째가 참 좋아했습니다.

과일도 정말 좋은 걸 쓰는지 단단하고 당도가 높았습니다.

 

뒤뜰

식후에 안채에서 나와 뒤뜰로 향했습니다.

뒷뜰로 가는 길목도 참 예쁘네요.

사실 이날 찍은 사진은 미세먼지 한점 없이 높은 가을 하늘이었기에 날씨도 사진에 한몫했었답니다.

뒤돌아서 찍은 사진을 보면 왼쪽에 밥을 먹었던 방이 보이고 정면에 밖으로 나가는 정문이 보입니다.

조경 참 예쁘게 잘해 놨네요.

뒤뜰이 상당히 넓습니다.

사진 왼쪽 편에 있는 건 큰 독채로 사람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건물입니다.

제가 예약한 방은 8인실이었는데, 아마 사진에 있는 독채는 돌잔치 정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촌누나는 돌잔치를 저기서 했다고 하니...)

큰 독채 반대 편으로는 이런 공간도 있네요~

 

뒤뜰 넘어

뒤뜰에서 계단으로 더 뒤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아마도 조상님들 모셔놓은 묫자리가 있는 곳 같은데, 개방해 놓았기에 올라가 봤습니다.

그리 높은 계단이 아닙니다.

계단 높이가 건물 2층 정도 걸어 올라가는 느낌이었는데, 내려다보면서 찍은 사진을 이제 보니 소나무가 참 많았네요 ㅎㅎ

 

가격은

메뉴판도 싹 찍어 왔습니다.

제가 주문했던 건 죽정식(88,000원)입니다.

주말 점심에 먹을 수 있는 제일 저렴한 메뉴였습니다.

미정식(55,000원)이 가장 저렴하지만 이 메뉴는 평일 점심에만 가능합니다.

죽정식은 평일 저녁과 주말 점심에만 주문 가능하고, 주말 저녁은 국화정식 부터 주문 가능합니다.

 

 

사실 작은 가격이 아니라서 고민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돈이 단 1원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과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새우나, 떡갈비, 간장게장 등 메인 요리들이야 당연히 맛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나물, 김치, 미역국 등 당연한 음식들이 너무나 뛰어나게 맛있어서 와이프와 평일 점심에 와서 미정식을 다시 한번 먹자고 얘기했더랍니다.

새우가 맛있을 순 있어도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 먹으면서 "아니, 나물이 어떻게 이런 맛이.."라고 감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먹고 나서는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또 가서 먹으려고 생각 중입니다.

필경재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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