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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활동이 그리 많지도 않고, 주말에도 어딜 돌아다니지도 않으니..(애 아빠는 주말에 나가봐야 이마트라서..) 백신에 대한 간절한 염원 같은 건 없었으나, 장인, 장모님, 부모님도 다 AZ로 맞으셨고 하니 나도 모르게 출근길에 턱! 하니 예약을 해 버렸다.

별생각 없이 예약을 하다 보니 동네에 가능한 날짜가 접종 시작일인 6/10일 낮 12시로 나름 거의 앞순위 타자에 가까웠으니..

어차피 맞을꺼면 먼저 맞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 무렵, 어느 게시판에서 퍼온 글인지 모르겠으나, "얀센 맞고 죽다 살아났다.."란 뉘앙스의 글들이 캡처돼서 돌기 시작했다.

물론 어투로 봐서는 과장된 부분이 없지는 않았으나 "좀 아픈갑지.. 나만 맞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 정도 했을 뿐..

접종하는데 대기 시간이 길다..

나는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맞았는데, 12시에 맞춰 갔더니만 이미 사람들이 접수하고 앉을만한 소파는 모두 점거한 상태! 접수를 하고 30분이 지나서야 접종을 시작했다.

먼저 의사가 한 명씩 불러서 상담을 해주는데, "타이레놀을 미리 먹어도 되고, 나중에 증상이 나타나면 그때 먹어도 됩니다."라는 증상에 대한 설명을 짧게 해 준다.

"아프면 타이레놀 잡솨요~"가 요지이면서 "어차피 아플 테니 넌 타이레놀을 먹게 될 거다"라는 짧게 암시 정도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보통 주사는 간호사들이 놓는데, 어떤 가이드가 내려왔는지 의사가 직접 놓아준다.

주사는 따끔!!

기사에서 맞아보니 아프네.. 뭐네 하는데.. 그냥 주사가 따끔하지 특별히 아프지 않았다. 팔뚝에다가 맞았지만 예전에 정말 아픈 주사를 엉덩이에 맞고 집에 못 걸어올 정도로 아픈 주사가 있었는데 그에 비하면, 그냥 독감 백신 맞는 정도~

한 20분 정도 앉아 있다가 "저.. 가도 되는 거죠"를 간호사에게 소심하게 묻고 병원을 나왔다.

물론. 앉아있는 20분 동안 아무렇지 않음..ㅎㅎㅎ

나름 백신도 맞았겠다 동네 백화점에 들려서 티셔츠도 두벌 사고, 로또도 한 장 사보고, 생활용품 마트에 가서 필요했던 물품도 사면서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들어왔다.

평일 빈집에 혼자 있자니 할 일이 없어 정말 원 없이 게임도 하고 "나는 역시 건강해서 안 아픈가 보다. 에헷~"을 머릿속에 흐믓하게 그리며 정말 푹 쉬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 들어 반년 가까이 지났는데 연차하나 안 쓰고 달려온 거 같다는 생각이 처음 들기도 했고.

슬슬 온다

애들이 하원하고 집에 와서 씻기고 저녁시간 때쯤 소파에 누워 있는데 몸이 쳐지기 시작. 나른하다기 보단 밤새 추위에 떨고 나서 다음날 몸살이 오기 직전의 기분 나쁜 상태가 왔다.

체온을 재보니 37.5도로 얼른 타이레놀을 두 알 먹었다. 주사 맞은 지 8시간 만에 입질이 옴.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 마디마디가 쑤시고 계속 몸이 늘어지는 상태가 지속되어 일찍 자야겠다란 생각으로 자리에 누웠으나..

몸이 아프니 잠도 안 온다.

말 그대로 오한은 없는데 몸살 증상이 계속 유지되었다.

 

39도를 찍었다.

새벽 1시쯤 되어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결국 선잠을 자다가 4시에 깸. 몸이 너무 쑤시고 몽롱한 상태라서 혹시나 싶어 체온을 재보니 39도까지 올라와 있다. 자기 전에 타이레놀을 하나 더 먹고 잤다면 이렇게 까지 열이 오르지는 않았을 텐데 싶지만, 이미 늦었으니 다시 타이레놀 두 알을 먹었다.

30분 정도 지나니 약발이 받았는지 식은땀이 좀 나면서 기절하듯 잠이 들고일어나니 오전 8시다.

체온은 38도 정도로 견딜 만 하나, 머리가 멍하고 홍두깨로 온몸 구석구석을 아주 알차게 두둘겨 맞은 거 마냥 아픔이 지속되었다.

오전 내내 늘어져 있다가 일어나서 소파에 앉아서 멀뚱멀뚱 두 시간 정도를 보냈다. (누워만 있자니 허리가ㅠ.ㅠ)

나름 고비는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열이 38도에서 안 떨어지고 그에 따른 두통과 몸살은 계속 유지되기에 어쩔 수 없이 오후 4시쯤 타이레놀을 두 알 더 먹었다.

37.5까지 떨어지길래 하원하고 온 애들을 데리고 킥보드 태워주고 놀이터에서 굴리고 와서 씻겨주는데, 그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뭐 아파도 해야 하는 일이라..

애들 콩순이랑 뽀로로 틀어주고 잠깐 누워서 기절하고 나니 약간의 멍함 정도만 있고 몸살은 없어진 듯했다. 밤 10시 반쯤 다시 재보니 이제야 37도 아래로 열이 내린 상태라, 후다닥 후기를 남겨본다.

 

결론은 "백신은 아프다."

얀센이라 한 번이기에 다행이지 다른 백신이었다면 이런 경험을 두 번씩 해야 하니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난 건강해서 안 아플 거 같은데"라는 자만보다는 무조건 아프다는 게 맞을 것 같다. 같이 맞은 사람들을 보니 경중의 차이일 뿐 전부 고열과 몸살, 두통에 시달렸다.

나 같은 직장인은 최소 이틀은 연차가 필요해 보인다. 어차피 아픈데 나가봐야 일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닐 것이므로 무리해서 좋을 건 없다. 나 같은 경우 맞고나서 정상(지금??)으로 돌아오기 까지 34시간정도 걸린듯 하다.

그리고 증상이 보이면 미리 타이레놀을 먹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처럼 타이밍 못 맞추면 우리 꼬꼬마 애들이 갑자기 아파서 고열 증상을 보일 때만 나오는 39라는 숫자를 나 스스로 체온계에서 확인하게 된다.

하여튼 끝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기도 하고. 출근 못한 이틀 동안 회사에서는 또 많은 역사?? 가 쓰여졌기에 내일은 출근해서 정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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