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서울 대공원 동물원내에 새 구경하는 건물 출구

문득 머리속에 지나가는 생각들을 정리하고자, 오늘은 한글자 적어야지 하면서도 쉽게 되지 않는다.

막상 키보드앞에 앉아 있을때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알수 없는 때가 많다.

출근길 명동 한복판을 걸으면서 갑자기 가을을 느끼고, 뜬금없이 절절 끓는 주말에 동물원에 갔다가 사람이 없는 구석진 곳에서 열대우림같은 풍경을 만나면 그저 오늘은 이 기분을 적어야 겠다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말..쉽지 않다. (지금도 둘째가 안자고 옥탑방에 따라 올라와 뒤에서 하악하악 입김을 내뿜으며 방해하다가 내려갔다!!!)

사실 여름을 좋아하지 않기에 항상 여름이 다가오는 6월이 무섭고, 제발 7,8월은 빨리 지나갔으면..하는 바램으로 한 해중 에 서너달을 보내는데, 드디어 이 미칠것 같은 더위가 끝나간다.

사실 고온의 열기보다는 습기가 견디기 힘들다.

9월초이지만 올해는 추석도 빨라서 벌써 내일이면 연휴가 시작되니, 여러모로 여름을 빨리 보내려는듯 하다.

올해는 에어컨을 특히나 더 틀고 살았음에도 항상 더웠고, 항상 끈적였다.

그래서 더 짜증을 많이 냈었는지, 습기가 핑계가 되어 짜증이 냈는지 모르겠다. 무엇이 닭이고, 달걀인지..

어찌 되었건 시간은 흐르게 마련이라, 서늘한 가을냄새가 아침 저녁으로 폴폴 올라온다. 가장 기억이 많이 남는 계절이면서 여름과 가장먼 지금이 내겐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2020년, 2021년은 코로나때문에..사실 난 역병이라 부르고 싶긴 한데, 이 역병 때문에 가을이고 겨울이고 기억 한조각을 만들수 있는 시간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모임금지라 어디 예약도 안되고, 된다 하더라도 청전부지로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는 숙박비를 비롯한 여행 비용은 지갑 사정을 한번더 들여다 보게 만들었다.

근래 몇해동안 했던 생각은, "지금이 아니면..."이라는 조바심 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님과 함께할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고, 이미 한창때를 지나버린 나이에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두려움도 있었다.

올해 남은 절반은 좀더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아내와, 부모님과 보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 제쳐놓고 놀겠다는게 아니다. 다만 일과 우선순위를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은 확고하다.

가을이다, 그리고 가을이다.

풍요롭고 사랑하는 가을이여 이제 마음껏 오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