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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category 취미/책 이야기 2023. 8. 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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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읽었다.

마흔이 넘도록 이런책 하나 안 읽었다는게 부끄럽기도 했고, 한번쯤은 보고 싶었다. 도대체 어떻게 쓰면 이렇게 사람들이 오랬동안 기억할수 있는지? 무슨내용인지..

내용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일단 회사 서고에 신청해서 새책을 받았는데, 1919년에 출판한 초판본 표지를 그대로 다시 찍어낸 버전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이득이랄까? 사실 이 책은 5월에 받았다가 2/3정도 보고 반납해야하는 바람에 8월초에 다시 받아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새책을 받으면 대여 기간이 2주이기에.. 2주안에 보기엔 5월엔 좀...바빴었다고..

여튼 앞쪽은 두번이나 본셈인데, 처음과 두번째를 읽을때는 읽은 관점이 조금 다르긴 했다. 처음에는 프란츠 크로머와의 빠져나갈수 없는 관계에서 오는 그..답답함과 불안함..강박감을 공감하면 느꼈다면, 두번째에서는 이미 이 둘의 관계의 끝을 알았기에 그보다 책 끝에 가면 데미안이 크로머에게 어떻게 했는지가 밝혀지려나? 하는 궁금증이 더 앞선던듯..

사실 이런 이야기는 책 내용중 초등학생정도의 유년기에 격는 내면의 갈등이고, 이런 갈등과 고민으로 성장기, 그리고 청년기까지 고뇌를 거듭하면서 내면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먼저 단순하게 글의 구성만 보았을때는 한줄 한줄의 문장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나 표현력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풍부하고 다채롭다. 나라면 이런 글 한줄 쓰기도 어려울것 같은데, 책 전체의 하나하나의 문장들이 너무나 풍부하다.

무엇보다 이 글의 주제인 내면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나는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하면서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싱클레어의 고뇌에 비해 난 너무 인생을 간단하고 쉽게 생각하고 살았나 싶기도 하고...

이 책에서는 하나의 문장을 뽑아 놓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한다. 알은 세계다.."라는 이미 너무나 유명한 문구가 있고, 그 외의 모든 부분들이 감탄스러웠기에 감히 내가 하나를 뽑는다고? 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이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를 안것만으로도 나름 큰걸 얻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최근들어 세계를 깨려는 노력을 해던가...

알속에서 숨어있고 혹여나 알에 금이가는것 조차 무서워 하지 않았는지..

그 또한 넘어 나는 누군가의 데미안이 될수 있을지.. 

여담으로 하나 더 남기면 이 책을 처음 출판했을때는 헤르만헤세가 자기의 이름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에밀 싱클레어라는 글속의 주인공의 이름을 사용했는데, 유명세가 아닌 작품만으로 인정받을수 있을지 시험했고, 결국 책은 본명 없이도 인정받았고, 나중에는 본인 이름을 다시 출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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